프랑스를 여행할 때 파리나 니스 같은 대도시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진정한 프랑스의 매력은 오히려 소도시에 숨겨져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지 대신, 좀 더 조용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께 프랑스의 소도시들이 큰 만족을 줍니다. 안시, 콜마르, 스트라스부르 같은 도시들은 각각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으며,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과 정취를 제공합니다. 이번 여름, 북적이지 않고 천천히 즐길 수 있는 프랑스의 소도시로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세요.
1. 호수와 알프스의 낭만, 안시(Annecy)
안시는 프랑스 동남부, 스위스 국경과 가까운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소도시로, ‘알프스의 베네치아’라고 불릴 만큼 운하와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중심부에는 크고 맑은 안시 호수(Lac d’Annecy)가 자리하고 있으며, 여름이면 이곳에서 수영, 보트, 카약, 패들보드 같은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투명한 에메랄드빛 호수와 눈 덮인 알프스의 봉우리가 조화를 이루며,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안시 구시가지는 중세풍의 다리와 집들, 좁은 골목길이 이어지는 곳으로, 낮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강변의 풍경을, 저녁에는 조명이 켜진 낭만적인 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팔레 드 릴(Palais de l'Isle)이라는 삼각형 모양의 작은 성은 도시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으며, 그 주변의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지역 특산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안시의 여름은 기온이 높지 않아 걷기에도 쾌적하며, 매주 열리는 마르쉐(시장)에서 현지 농산물과 수공예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여름철에는 음악제, 거리 공연, 야외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개최되어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호숫가를 따라 자전거를 타며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파리에서 TGV로 리옹을 경유해 안시까지 갈 수 있으며, 여행 루트에 스위스 제네바를 포함시키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여유롭고 조용한 휴식과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안시는 프랑스 소도시 중 단연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2. 동화 속 마을, 콜마르(Colmar)
콜마르는 프랑스 동부 알자스(Alsace) 지역에 위치한 작고 사랑스러운 마을로, ‘작은 베네치아(La Petite Venise)’라고 불리는 운하와 독특한 목조 건물들이 인상적인 도시입니다. 알록달록한 반목조 건물들은 동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생생하며, 여름이면 창가마다 꽃이 만개해 더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포토존이 많은 도시에 속하지만, 대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아늑함과 따뜻한 분위기가 이곳의 진짜 매력입니다.
콜마르에서는 도보 여행이 가장 좋은 방식입니다. 도시 전체가 작고 아기자기해 천천히 걷기만 해도 구석구석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골목 곳곳에는 수제 맥주집, 지역 와인 샵, 전통 마들렌과 타르트 플람베를 파는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알자스 지방은 프랑스 와인 산지로도 유명해, 여름철에는 와이너리 투어나 와인 시음 행사도 많이 열립니다. 지역 특유의 푸근한 분위기와 함께 와인 한잔을 즐기며 여름의 여유를 만끽해보세요.
미술 애호가라면 콜마르 출신 화가 마르탱 숑가우어(Martin Schongauer)의 작품을 소장한 운터린덴 미술관(Musée Unterlinden)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또한 콜마르에서는 열기구 체험이나 주변 포도밭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도 인기이며, 인근의 작은 마을 리크위르(Riquewihr), 에기샤임(Eguisheim) 등도 당일치기로 함께 여행하기 좋습니다. 여름의 햇살 아래 꽃과 색채로 가득한 콜마르에서, 진짜 유럽의 소도시 감성을 경험해보세요.
3. 유럽의 중심,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와 독일의 문화가 만나는 접경 지역에 위치한 도시로, 유럽 의회가 위치해 있어 ‘유럽의 수도’로도 불립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상징 외에도 스트라스부르는 매력적인 관광도시로서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일기와 다양한 야외 축제가 열려 도시 전체가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중세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산책만으로도 역사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트라스부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쁘띠 프랑스(La Petite France) 지역입니다. 이곳은 운하를 따라 이어지는 전통 알자스식 반목조 건물들과 석조 다리들이 어우러진 동화 같은 거리로, 여름이면 운하를 따라 유람선을 타거나 카약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일몰 무렵 쁘띠 프랑스의 야경은 인생샷을 남기기에 완벽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거리를 따라 이어지는 테라스 카페와 라이브 음악이 어우러진 여름 밤의 정취는 스트라스부르만의 낭만을 완성시켜줍니다.
도시 중심에는 웅장한 고딕 양식의 스트라스부르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이 있어 그 건축적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됩니다. 성당 내부의 천문시계와 탑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풍경은 많은 여행자들이 꼭 경험하고 싶어하는 명소입니다. 여름이면 대성당 앞 광장에서 다양한 퍼포먼스와 노천 시장이 열리기도 하며,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스트라스부르는 대도시이면서도 소도시 특유의 감성과 여유를 잃지 않은, 이상적인 여름 여행지입니다.
결론
파리나 니스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안시, 콜마르, 스트라스부르는 그 어떤 도시보다도 여름의 프랑스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곳들입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여름 시즌에도 소도시는 비교적 여유롭고, 현지인의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자연, 역사, 음식,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이 소도시들에서의 하루하루는 여유롭고 낭만적으로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올여름, 진짜 프랑스를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세 도시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