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동부의 알자스 지역은 독특한 문화와 감성적인 마을 풍경으로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여행지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알자스 하면 꼴마르와 스트라스부르를 먼저 떠올리지만, 그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소도시들도 매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꼴마르를 제외한 알자스 지역의 세 감성 소도시 키제르스베르(Kaysersberg), 리크비르(Riquewihr), 에기셤(Eguisheim)을 소개합니다. 이 세 마을은 모두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에 선정될 만큼 독창적인 아름다움과 전통을 간직한 곳들이며 대도시에서 느끼는 화려함보다는, 소박하고 정돈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 세 도시의 여행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1. 키제르스베르, 알자스 전통과 자연의 조화
키제르스베르는 알자스 소도시 중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그만큼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마을입니다. 2017년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한 마을’로 선정된 이곳은 다른 알자스 마을들에 비해 조금 더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마을 중앙을 흐르는 강과 아치형 다리, 그리고 그 위를 덮은 꽃 장식들은 여름철에 더욱 빛을 발합니다.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 위에는 폐허가 된 고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곳까지의 짧은 산책 코스는 꼭 해볼 만한 경험입니다.
이 도시는 알자스 지역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곳입니다. 목조 건물 사이로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치즈 가게, 와인 셀러, 전통 제과점 등이 자리하고 있어 여행자가 현지 생활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특히 지역 특산물인 푸아그라와 리슬링 와인의 조합은 이 마을을 대표하는 미식 여행의 핵심입니다. 관광객의 손때가 많이 묻지 않아 더욱 신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혼자 여행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공간입니다.
키제르스베르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 외에도 '조용한 걷기 여행'의 최적지입니다. 마을 근처에는 포도밭과 작은 숲이 있어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좋고, 자전거 여행자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짧은 코스지만 풍경의 변화가 풍부하고, 어디에서나 멈춰 사진을 찍고 여유를 즐기기에 충분한 여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조용히 머물며 프랑스의 여름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키제르스베르가 가장 알맞은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
2. 리크비르, 와인과 함께 걷는 골목
리크비르는 알자스 와인 루트(Route des Vins d’Alsace)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마을 중 하나로, 아기자기한 거리와 와인 문화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소도시입니다. 도시 입구부터 중세 시대를 연상케 하는 성문과 돌길이 이어지며,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와인 셀러와 기념품 가게, 그리고 전통 베이커리가 줄지어 있어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특히 여름철이면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차며, 거리마다 라이브 음악과 와인 시음 이벤트가 펼쳐져 지역 문화를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도시는 소규모 가족 운영 와이너리들이 많아, 직접 현지 와인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와인에 관심이 많다면 미리 예약 후 와이너리 투어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리크비르에서는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같은 알자스 대표 화이트와인을 생산하며, 와인과 어울리는 지역 치즈와 햄도 함께 즐길 수 있어 미식가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장소입니다.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음식이 여행의 또 다른 기억으로 남습니다.
무엇보다 리크비르의 풍경은 인스타그램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합니다. 붉은 기와지붕과 목조 구조의 집들, 그리고 거리마다 가득한 꽃장식은 마치 동화 속 마을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작은 마을이기에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지만, 그 여운은 며칠 동안 마음속에 남을 정도로 인상 깊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감성을 충전하고 싶다면 리크비르에서의 하루는 큰 치유가 될 수 있습니다.
3. 에기셤,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마을
에기셤(Eguisheim)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경험이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도시 구조 자체가 독특한데, 원형으로 도시가 구성되어 있어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을을 한 바퀴 돌게 됩니다. 길을 따라 늘어선 집들은 대부분 16~17세기 건축물로, 알록달록한 외벽과 나무 창틀이 인상적입니다. 여름이 되면 창가마다 꽃이 만개해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화폭처럼 느껴지죠. 특히 골목마다 테마가 있어 산책하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에기셤은 작지만 강한 지역 문화가 살아 있는 마을입니다. 지역 장인들이 만든 도자기, 손뜨개 제품, 수공예 인형 등 감각적인 기념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도시 중앙의 광장에서는 주말마다 플리마켓이나 전통 음악 공연이 열려 소박한 프랑스 농촌의 분위기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름에는 에기셤 와인 축제가 열리는데, 이 기간에는 지역 와인과 음식이 광장에서 자유롭게 제공되어 많은 이들이 마을을 찾습니다.
무엇보다 에기셤은 ‘슬로우 트래블’을 실현할 수 있는 곳입니다. 유명 명소가 없어도, 하루 종일 골목골목을 걸으며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인사하고 작은 카페에서 책을 읽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숙박 또한 고풍스러운 게스트하우스나 작은 호텔이 많아, 관광객 중심이 아닌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그 여유로움 속에서 진짜 프랑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론
알자스의 진짜 매력은 유명 관광지보다, 이런 숨은 감성 마을 속에 숨어 있습니다. 리크비르의 와인과 거리, 에기셤의 원형 마을 구조와 꽃길, 키제르스베르의 자연과 조용한 분위기는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행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여름철 알자스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북적이는 도시 대신 이 조용하고 감성 가득한 소도시들을 일정에 넣어보세요. 분명 잊지 못할 여름 여행이 될 것입니다.